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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 후에 오는 것들 아오키 준고(윤오) x 최홍(베니)

같은 그림체가 주는 편안함.... 2024년 최고 기대작 T^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
드디어 첫 월급을 타던 날, 나는 준고에게 크게 한턱을 쓰겠다고 말했다. 너무 먹고 싶던 한국 식당의 불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말했던 것 같다. 전철을 타고 가자는 준고에게 나는 알뜰한 부인이라도 된 것처럼 자전거로 가자고 엄숙하게 말했다. 한 푼이라도 아껴야지. 하고 말했던 것 같다. 가까운 곳이라고 느껴졌던 한국 식당은 나타나지 않았다. 그의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서 준고 힘내, 조금만 더 가면 돼. 라고 큰소리쳤지만 나중에는 그 소리도 잘 나오지 않아서 이사 갔나, 라고 조그맣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. 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집을 출반한 지 사십 분이 지나 있었고 자전거 뒷자리에서 내가 얼굴을 기대고 있는 준고의 등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. 한국 식당으로 들어간 우리는 불고기와 김치를 실컷 먹었다. 하지만 다시 사십 분 동안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준고는 다시 배가 고파진 눈치였다.

"그래도 실컷 먹었잖아. 내가 일해서 사준 건데. 고맙다고 해야지."

나는 미안해서 짐짓 화를 내었다.

"고마워 베니, 맛있었어. 배도 부르고 … …. "

내가 기대고 있던 그의 등에서 축축하게 베어 오던 땀 냄새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. 괜찮아 베니, 하고 웃던 그의 장난꾸러기 같은 갈색 눈동자, 작은 입술, 부드러운 고수머리 … ….


공지영 「사랑 후에 오는 것들」

 

 

 

 

 

ㅠㅠㅠㅠㅠ내가 소설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이 부분이다. 유복하게 자라서 경제 관념이 다소 부족했던 홍이가 일본에서의 서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첫 월급으로 준고랑 불고기 먹으러 간 에피소드. 이 장면이 두 사람의 캐릭터성을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함. 자존심이 강해서 미안함을 화로 표현하는 홍이와 바보 같이 착한 준고...ㅠㅠㅠㅠ 이 장면 꼭 드라마에서 살려줬으면 좋겠음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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